2021년 12월의 ‘마통’ 통산 88번째 

-  희망 -


매년 짝수 달 마지막 날에 쓰고 홀수 달(22년1월) 첫 주에 보내는 이영호 교수의 ‘마중물 통신’입니다. 마음이 담긴 한 단어가, 한 문장이 나를 아는 모든 분들에게 위로와 힘이 그리고 사유와 실천력이 용솟음치도록 하는 '마중물' 이 되길 소망하며…….


올 2022년 호랑이 해가 시작되었다. 늘 새해 이 밤 때면 사람들이 매년 같은 해, 같은 달을 보며 자신만의 의미부여를 하는 리추얼(의식)을 한다. 난 올 해 시작을 ‘희망’을 노래하는 마중물통신을 보내는 것과 하고 싶다. 니체는 인생의 사관학교에서, “우리를 죽이지 못하는 것은 우리를 더 강하게 만든다.”고 하였다. 우리는 지난 2년 동안 길고 지루한 역병에도 죽지 않고 살아남았다. 2022년 이제는 우리가 더 강해질 차례이다. 그러기 위해서는 우리 모두 마음에 ‘희망’이라는 두 글자를 품자. 88번째 마중물통신은 ‘희망’에 대한 짧은 단상이다. 


나는 여전히 희망에 대해 말하고 있다. 

때론 혼자 읊조리곤 한다. ‘그래도...괜찮다’

세상 참 지랄같고 싸가지 없다 느낄 때 있더라도 ‘아냐 좋아질 거야’라고 나는 쓰고, 말하고 싶다. 

나는 대체로 긍정적이고 낙천적이다. 

나는 무엇을 먹을 때 맛없는 것, 맛없는 부위를 먼저 먹는다. 

일도 하기 싫은 일을 먼저 해치운다. 

달콤한 게 앞날에 남아 있다 생각하면 기분이 좋아지기 때문이다.

나의 이런 스타일이 좋은지는 모르겠다.

그래도 나는 자꾸 이리 생각하려 한다.

달콤한 일은 앞날에 더 많겠지, 하고.

그럼 지금의 상처가 별 게 아니라고 느껴지니까.


그래서 난 나에게 말한다. 

실망하지 마라.

이상한 사람들이 이상한 짓 하는 거,

이상한 일이 아니다.

내 자신의 오욕칠정을 가만히 들여다보라.

사람이란 원래 이상한 동물이다.


그가 창 안쪽에 있을 때,

우리는 더러 추운 창밖에 있겠지만

우리가 창 안쪽에 있을 때,

그 역시 더러 추운 창밖에 있게 될 것이다.

그렇게 믿고 싶다. 



- 1 -

관계에서, ‘끝’이라고 쓰는 것이

제일 무섭다.

마침표는 문장에서만 사용할 것이지

사람에게 사용할 것이 아니다. 

삶이나 사랑에선 쉼표와 느낌표만 사용하자.

가끔은 말없음표.


옛날은 상처까지 다정한데

앞날은 희망까지 불안하다.

그래도 난 ‘앞날은 다정하다’라고 쓰고 싶다.


희망이 우리들의 희망이다.

슬픔까지 너그러이 품고 가는 길을 찾아야 한다.

슬픔도 희망이기 때문이다.


남은 생애, 올 한해

후회는 덜고 사랑은 여전히 두껍게.


오늘도 나는 내가 충만할 때도

누군가는 울고 있다는 것 잊지 않아야

사람으로서 비로소 아름답다.


올해 호랑이 해 첫 주다.

부산에도 눈이 오면 좋겠다.

만약 눈이 온다면 다가오는 시간은 장산에 쌓인 눈처럼

전인미답이다.

저 눈밭에 무엇을 그릴지는

전적으로 나 자신에게 달려 있다.


임인년 ‘검은 호랑이의 해’ 

모두 희망을 포효하는 호랑이처럼 힘차게 사유를 행동화하길.


- 2 -